조인학 편집장과 함께하는 역사산책 세기말(19세기) 화려함이 원형 그대로 살아있는 비스바덴(Wiesbaden) ⑥
조인학 편집장과 함께하는 역사산책
세기말(19세기) 화려함이 원형 그대로 살아있는 비스바덴(Wiesbaden) ⑥

조인학 편집장과 함께하는 역사산책
세기말(19세기) 화려함이 원형 그대로 살아있는 비스바덴(Wiesbaden) ⑥

  1. 도시 스스로가 빚어내는 유럽 문화의 아름다움을 체험하자

고대 로마시대부터 온천지로 알려진 비스바덴, 중세에는 북구의 니스(독일어로 Nizza)로 유럽 귀족들의 방문이 끊이지 않았던 비스바덴, 근대 건축의 정수인 신고전주의, 역사주의, 유겐트스틸 등 세기말의 화려함이 원형그대로 살아있는 비스바덴.

이번 비스바덴 역사산책을 통해 독일의 전형적인 제후국가의 하나인 나사우 공국(Herzogtum von Nassau)을 중심으로 격동의 19세기의 독일 역사, 오늘날 헤센주의 탄생을 살펴보며, 더불어 그들의 삶을 직접 체험해보도록 한다.

 

빌헬름 가(Wilhelm Strasse): 비스바덴 최고 명성을 지난 거리

이제 우리는 Kurpark을 나와 빌헬름 거리로 다시 나선다. 제일 먼저 헤센 국립극장을 만나게 되고, 거리 맞은편에는 프로이센의 빌헬름 2세의 아버지인 프리드리히 3세 동상이 서 있는 카이저-프리드리히-플라츠(Kaiser-Friedrich-Platz)가 있다. 그리고 그 옆에는 고급 호텔 Nassauer Hof가 있다. 또한 국립극장 옆에는 영국의 조경 공원인 Warme Damm은 빌헬름 거리의 국립 극장의 남쪽으로 뻗어 있다. 한편 Friedrichstrasse와의 모퉁이에는 황태자궁이 있는데 오늘날 상공 회의소로 스이고 있다. Frankfurter Strasse와의 모퉁이에는 문학관 Villa Clementine이 있으며, 이전 Rhein Strasse와 만나는 모퉁이인 Wilhelmstrasse 1번지에는 현재 7,500m2 면적에 현대미술관이 건립중이다. 이 현대미술관은 라인하르트 에른스트(Reinhard Ernst)의 사재로 건립되며, 그의 400여점의 소장품이 전시될 예정이다. 이제 우리는 이곳들을 탐방한다.

 

헤센 국립극장(Hessisches Staatstheater Wiesbaden)

뒷면 Warmer Damm에서 바라본 국립극장

헤센주 국립극장은 Kurhaus와 더불어 비스바덴의 상징물로도 유명하다. 특히 국립극장의 열주는 120여m로 유럽에서 가장 긴 열주로 아름다운 회랑을 구성하고 있다.

그런데 ‘국립극장’이라는 명칭이 다소 생소하게 다가온다. 주의 극장이면 주립극장인데, 왜 국립극장일까?

여기에는 연방제 국가의 특성과 예술의 특성을 그 이유로 들 수 있다.

먼저 연방제 특성으로 외교나 국방은 연방정부가 담당하고, 문화예술은 각 주정부가 담당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각 주의 대표극장들은 국립극장(Staatstheater)으로 불린다. 그러나 박물관은 이와 다르게 주를 대표하는 박물관도 주립박물관(Landesmuseum)으로 불리기에 단순히 연방제의 특성만으로는 설명하기가 어렵다.

여기에는 독일인들의 음악에 대한 애정이 한몫하고 있다. 독일은 문화면에 있어 특히 음악부분에서는 세계적인 음악가들을 배출해 왔으며, 음악전통도 “음악의 아버지” 바흐에서 시작하여 유럽에서 가장 오래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특징으로 주정부 문화장관 회의에서 각 주의 대표 극장들의 명칭을 주립극장(Landestheater)이 아니라 국립극장(Staatstheater)으로 정하였다.

헤센주 국립극장은 원래 Nassueer Hof 호텔 옆에 궁정극장(Hof Theater)이 시작되었다. 그러나 비스바덴이 휴양지로 명성을 떨치고, 방문객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자, 새로운 대현 극장의 필요성이 대두되었고, 이에 빌헬름 2세의 명령으로 현재 국립극장이 건설 , 1894년 10월 빌헬름 2세가 가운데 개막공연을 열며 개관하였다.

바로크 형식의 건물이 전체적으로도 아름답지만 역시 빌헬름 2세의 명령으로 1902년에 증축된 건물 내부의 홀(foyer)은 그 화려함으로 이 국립극장의 백미로 꼽히고 있다. 2021년 5월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에서 이 홀을 빌려 ‘오페라 갈라’ 스트리밍 서비스를 할 정도로 그 아름다움이 널리 알려져 있다.

제2차 세계 대전 중 극장 북쪽은 1945년 2월 2일~3일 밤 폭격으로 심하게 파손되었다. 극장 열주의 기둥이 있는 현관, 원래 화려하게 장식된 매표소 및 강당의 천장이 폭격의 희생자가 되었다. 전쟁이 끝난 후에 손상된 부분은 복원되기는 했지만 단순하게 처리되는 통에 본래의 아름다움을 많이 잃어버렸다. 극장 정문인 북쪽 출입구가 유독 건물과 어울리지 않게 밋밋한 점에도 이러한 사연이 있다.

비스바덴의 헤센 국립극장은 매년 5월에 <International May Festival Wiesbaden 약칭 Mai Festival>을 개최하고 있다. 원래 이 Mai Festival은 19세기 후반에 시작된 <바이로이트 페스티벌>에 자극을 받아 시작된 축제로 1896년 5월 6-19일에 빌헬름 2세와 황후가 임석한 가운데 제 1회 Mai Festival이 열렸다.

Mai Festival은 1차 세계대전으로 잠시 중단되었고,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열린 첫 번째 페스티벌부터 국제적인 축제로 확대개편 되어 그 이후론 매년 열리고 있다. 현재에는 오페라 뿐 아니라 발레ㆍ뮤지컬ㆍ연극을 포함한 명실 공히 세계적인 종합축제로 자리 잡았다.

이 핸센 국립극장에는 공연장이 네 곳이 있는데, 극장 건물 안에 대극장(1,041석)ㆍ소극장(328석)ㆍ스튜디오(89석)가 있고, 연극을 주로 공연하는 발트부르크 극장(154석)은 여기서 몇 블록 떨어진 곳에 있다.

비스바덴극장에서 공연하는 오페라ㆍ연극ㆍ발레 작품 중에서 새로 무대에 올리는 작품이 매년 25편이 넘는다고 한다. 극장 종사인원은 출연자 뿐 아니라 스태프, 무대장치ㆍ의상ㆍ소품 제작자, 시설관리자에 이르기까지 6백 명이 넘는다.

 

국립극장 후면부와 Warmer Damm

비스바덴의 헤센국립극장은 입구가 있는 쿠어하우스 쪽보다는, 뒷면 Warmer Damm에서 바라보아야 신바로크(Neo Barock) 양식의 특징이 잘 나타난 국립극장의 웅장함을 감상할 수 있다.

천상을 향해 손짓하거나 나팔을 부는 두 천사아래 박공은 중앙에 앉아있는 예술이나 시를 감상하는 모습, 그리고 그 왼쪽으로는 애도의 모습을 한 여인과, 그녀에 기대어 있는 남성, 그리고 오른쪽에는 작은 큐피드와 키스하는 남녀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비극적이 삶과 세속적 삶의 양면성을 보여주고 잇다.

그 아래에는

“Der Menschheit Würde ist in eure Hand gegeben, Bewahret sie!”

라는 실러의 시구가 새겨져 있다. 번역하자면 “인류의 존엄은 당신의 손에 있다, 그것을 지켜라”라고 할 수 있는데 예술의 가치를 표현 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 시구는 건축 당시에는 없던 문구로 1905년에 실러동상이 이곳에 세워지면 추가로 설치된 것이다.

독일을 대표하는 문학가인 실러의 동상이 이곳에 설치되까지에는 여러 이야기가 숨어있다.

처음에는 실러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여 1859년 당시 Friedrichsplatz를 Schillerplatz로 개명하고 이곳에 실러 동상을 세웠다. 그러나 도시의 확대와 급증하는 교통량으로 1866년 오늘날의 Kaiser-Friedrich-Platz로 옮겨졌으며, 1897년에는 Kaiser-Friedrich 동상이 이곳에 설치되는 관계로 해체되기에 을렀다.

이후 실러 100주기가 되는 1905년 조각가 Joseph Uphues가 제작하여 현재 자리에 세워지게 되었고, 의 시구도 동상의 제막과 함께 설치된 것이다.

극립국장 후면과 이어있는 공원 ‘Warmer Damm’은 영국식 조경으로 1859년부터 도시공원으로 조성되었다. 큰 연못을 중심으로 넓은 녹지가 특징인 Warmer Damm은 비스바덴의 시민들이 큰 사랑을 받는 공원으로 공원 전체가 문화재보호구역으로 설정되어 있다. 또한 빌헬름 1세의 동상이외에도 많은 조각물들이 설치되어 있어 조각공원으로 유명하다.

 

Kaiser-Friedrich-PlatzNassauer Hof

국립극장 건너편에는 빌헬름 2세의 아버지인 Kaiser Friedrich를 기리는 동상과 비스바덴 최고급 호텔인 Nassauer Hof가 있다.

Kaiser Friedrich는 아버지인 빌헬름 1세가 91세로 장수하며 황제로 통치한 까닭에 정작 자신은 빙헬름 1세 사후 즉위하여 99일만에 사망하고 만다. 그의 아들 빌헬름 2세는 이를 애석히 여겨 독일 전역에 그의 아버지인 Kaiser Friedrich의 동상을 세우게 되는데, 비스바덴에는 1897년에 세워졌다.

Kaiser Friedrich의 부인은 Victoria로 대영제국의 빅토리아 여왕의 딸로서, 헤센-다름슈타트 공국 마지막 대공인 에른스트 루드비히 어머니인 앨리스와는 자매지간이었다.

한편 Kaiser Friedrich 동상 바로 옆에 위치한 호텔 Nassauer Hof는 1813년 “Deutsche Haus”로 시작하여 내년이면 200년의 역사를 지니게 된다. 3년 뒤인 1816년 “Hotel Nassau”로 이름을 변경하여 오늘날에 이르고 있는 Nassauer Hof는 유럽 최고의 휴양지의 최고급 호텔의 명성에 걸맞게 유명 인사들이 이곳을 거쳐 갔다. 대표적인 인사로는 도스토예프스키, 빌헬름 2세, 러시아 니콜라이 2세, 바이마르공화국 당시 2대 대통령인 힌덴부르크, 케네디 미 대통령, 오드리 햇번, 파바로티, 달라이 라마, 푸틴 등이 있다.

한국의 한명숙 총리, 한승수 총리, 이명박 대통령도 이곳에서 묵으며, 동포간담회를 Nassauer Hof에서 개최한 바 있어 비스바덴 동포들에게도 잘 알려진 호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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