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스바덴 버스기사 최원호가 들려주는 버스와 그 이상의 이야기
비스바덴 버스기사 최원호가 들려주는 
버스와 그 이상의 이야기

비스바덴 버스기사 최원호가 들려주는 
버스와 그 이상의 이야기

첫 번째 이야기: “버스타고 비스바덴” ➀

비스바덴에서 스키를 탄다고?

“와~~ 눈 내린다. 썰매타러 가자~~~”

사실 버스기사에게 눈은 그리 반가운 존재는 아니지만 일을 떠나서 즐긴다고만 생각하면 눈은 언제봐도 반가운 존재인 건 두말 할 나위가 없다. 여기 비스바덴 시내는 분지형 지형이라 겨울에 눈 보기가 쉽지 않고, 눈이 내린다고해도 금방 녹아 버리기 때문에 눈과 함께 자연을 즐기기란 쉽지 않다. 버스타고 비스바덴 첫번째 이야기에서는 잠깐 눈이 내렸을 때 아이들과 썰매타기 좋은 곳, 심지어는 스키(크로스컨트리)도 즐길 수 있는 곳을 소개해 본다. 더불어 비스바덴의 비밀 버스노선인 SKI-Express까지. 버스타고 비스바덴, 그럼 이제 출발합니다.

눈의 경계선

비스바덴을 병풍처럼 감싸고 있는 “Naturpark Rhein-Taunus”. 바로 이 산줄기를 경계로 눈이 내리는 경계지점이 형성된다. 비스바덴 시내에서는 그저 멀리 만년설을 보는 것 처럼 타우누스 산줄기의 눈 내린 풍경을 보는 것이 전부다.

비스바덴 시내에 충분히 눈이 내렸다면 시내 곳곳에 있는 공원이나 비탈에서 눈썰매를 타는 것이 가능하지만 대부분 하루이틀 사이에 눈이 다 녹아버리기 때문에 아이들과 신나는 경험을 하기 위해서는 좀 수고스럽더라도 비스바덴 시내를 벗어나는 것을 추천한다.

1번 종점 Nerotal

1번 종점에서 Nerotal을 따라서 30~40분을 걸어서 숲 깊은 곳으로 들어가면 시야가 탁 트이는 넓은 들판이 나타난다. 주변이 온통 자연보호구역이어서 동식물 생태계가 비교적 잘 보전되어 있으며, 눈이 많이 내린 후에는 새하얀 넓은 들판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자연보호구역을 해치지 않는 범위내에서 실컷 눈싸움도 하고 눈사람도 만들고 재밌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이다. 비단 아이들과 동행하지 않더라도 천천히 걸어서 다녀오기에 좋기 때문에 비교적 연세가 있으신 분들도 산책이나 걷기 운동 하기에도 좋다고 할 수 있다.

8번 종점 Bahnholz

8번은 종점이 2군데가 있는데, 그 중에 Bahnholz 종점으로 가는 버스를 타야 한다. 다른 종점으로 가는 버스를 타도 되긴 하지만 그럼 더 많이 걸어야 하기 때문에 버스 시간표를 확인해서 Bahnholz 종점으로 가는 버스를 타면 숲 한가운데서 내릴 수 있다.

Bahnholz 종점에서 내리면 어느 방향으로 걸어도 숲 깊숙히 들어갈 수 있는데, 버스종점에서 주차장을 가로지르면서 10분 정도 걷고, 우회전해서 10분 정도 더 걷다보면 썰매를 탈 수 있는 Wiese가 나타난다. 여긴 비교적 사람들이 많이 찾지 않기 때문에 북적이지 않고 오붓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273번 Platte

비스바덴 시내에서 Bad Schwalbach로 가는 273번 버스를 타면 중간에 Platte를 경유하게 되는데, 이곳에서 내리면 여긴가 바로 눈의 천국일 것이다. 이곳은 워낙 유명한 장소라서 이미 많은 사람들이 썰매를 타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Platte는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 내내 많은 사람들이 찾는 힐링 장소중의 하나인데, 특히 겨울철에는 눈이 많이 쌓이기 때문에 스키-크로스컨트리를 즐기는 분들이나, 눈썰매를 타는 어린이들을 많이 볼 수 있는 곳이다. 앞서 추천한 두 곳과는 다르게 여기는 Gasthof 가 있어서 간단하게 요기를 할 수도 있어서 가족 나들이에도 안성맞춤인 곳이다.

걷기에 자신이 있는 분들이라면 1번 종점이나 8번 종점에서 숲을 관통해서 걸어서 Platte까지도 갈 수 있으니 트래킹 코스로도 추천한다. 1번 종점에서는 약 1시간 30분, 8번 종점에서는 약 1시간 정도 걸으면 된다.

주의사항: 평일엔 269, 270, 273번 등이 Platte를 자주 경유하지만, 일요일엔 오직 273번만 2시간 간격으로 운행하니 버스 시간표를 잘 확인해야 한다.

더 이상 비밀이 아닌 30SKI-Express

비스바덴 시내버스 노선중 비밀노선이라고 할 수 있는 30번 버스. 매년 겨울철 눈이 내린 주말이면 30번 시내버스가 비스바덴 중앙역 – Platte 구간을 운행한다. 비스바덴 토박이가 아니고서는 이 노선을 알 수가 없기에 지금까지는 사실상 비밀노선에 가까웠다.

2021년 12월 12일 부터는 1년 내내 매주 일요일, 공휴일에 정식 운행하게 되며, 토요일은 여전히 SKI-Express로서 눈이 내린 경우에만 운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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